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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있는 우리 모두 행복하라!

공희정 콘텐츠 평론가 news@incable.co.kr

기사승인 2022.08.29  16:33: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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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 푸릉마을 사람들은 잘 지내고 있겠지요? 저마다의 상처와 아픔 속에서도 서로를 보듬으며 살아가는 그 마을 사람들이 그립습니다. <우리들의 블루스>(tvN)는 빛나는 햇살과 푸른 파도 넘실대는 제주를 배경으로 사람들의 다양한 인생 이야기를 담아냈습니다. 여섯 살 은기부터 여든이 다 되어가는 옥동 할머니까지 푸릉마을 사람들 각자의 삶은 고단했지만, 허허벌판에 서 있는 듯 사는 것이 막막할 때마다 누군가 다가와 손을 잡아주었습니다.

<우리들의 블루스>는 ‘한수와 은희’로 시작해서 ‘옥동과 동석’으로 끝났습니다. 시종일관 ‘누구와 누구’로 이어지는 이야기는 산다는 것이 혼자만의 고행이 아님을 보여주는 따뜻한 위로였습니다. 누구 집에 숟가락이 몇 개 있고, 생일이 언제이고 제사가 언제인지, 식구들은 뭐 하고 사는지 서로의 사정을 속속들이 알고 지내는 곳이 푸릉마을인데요, 도시 생활자들의 시선으로 본다면 남 의 일에 왜 그리 관심이 많나 싶어 보이지만 그들은 서로를 남이라 생각하지 않으니 당연한 일이었습니다.

매번 사람들의 이야기는 우리 자신을 돌아보게 했습니다. 은희는 첫사랑의 감정을 이용하려 했던 한수나 자신을 함부로 대하는 듯했던 미란을 통해 참 우정이 어떤 것인지 생각하게 해주었습니다.

푸릉마을 전체를 시끄럽게 했던 영주와 현의 임신은 생명의 소중함을 깨닫게 해주었고 갑작스럽게 할아버지가 된 그들의 아버지 호식과 인권이 보여준 부성애는 모성애와는 다른 애틋함을 엿볼 수 있었습니다.

푸릉마을 이야기의 대미를 장식했던 옥동과 동석 모자의 이야기는 가족의 의미를 되새겨 보게 했습니다.

굶지 않게 하고 학교만 다니게 하면 다 되는 줄 알았다는 옥동은 남편과 딸이 차례로 세상을 떠난 후 동석을 데리고 남편 친구의 첩살이를 시작했는데요, 그건 종살이나 마찬가지였습니다.

또래의 이복형제들은 수시로 동석을 때리고 무시했고 그런 동석을 엄마는 물끄러미 바라보기만 했습니다.

동석의 마음에 지워지지 않는 상처가 남는 것은 당연했지요. 그렇게 깊은 상처를 남기며 살아온 모자가 진심으로 서로에게 바랐던 것은 그저 힘들게 살고 있음을 알아주는 것이 아니었을까요? 그래도 옥동할머니가 세상을 떠나기 전에 마음속 이야기를 나눌 수 있어 다행이었습니다.

푸릉마을에는 기적 같은 일도 있었습니다. 옥동 할머니만큼이나 애절한 사연을 갖고 있는 춘희 할머니. 남편도 아들도 모두 먼저 떠나보내고 남은 것은 막내아들 하나인데 그 아들이 사고로 생사의 기로에 놓여있었습니다.

시어머니의 일생을 잘 알기에 며느리는 그 사실을 알리지 않았고, 손녀딸 은기도 입을 꼭 다물었습니다. 하지만 여섯 살 꼬맹이가 얼마나 힘들었을까요.

그 사정을 알게 된 은희는 비바람이 몰아치는 날이었음에도 온 마을 배를 동원하여 등을 밝혔습니다. 마치 달이 바다에 내려앉은 듯했지요.

백 개의 달이 뜨면 백 개의 소원이 한꺼번에 이뤄진다고 믿고 있는 은기를 위한 것이었습니다. 할머니 손을 잡고 언덕에 오른 은기는 백 개의 달을 보며 아버지를 낫게 해달라고 간절히 빌었고 기적은 일어났습니다.

<우리들의 블루스>는 압권이란 말이 부족할 만큼 감동적인 연기를 보여준 김혜자 배우를 비롯해서

고두심, 이병헌, 이정은, 차승원, 한지민, 엄정화, 신민아, 김우빈 등이 출연하며 화제를 모았습니다.

그런데 이들보다 더 눈길이 가는 배우가 있었습니다. 노희경 작가가 직접 섭외했다는 이소별 배우는 시장에서 커피를 파는 별이로, 취재차 만나 1년여 동안 이야기를 나누다 영희라는 인물이 된 정은혜 배우는 영옥의 쌍둥이 언니로 자신의 몫을 충분히 해냈습니다.

장애를 소재로서가 아니라 드라마 안에서 사실적으로 구현해 내려 했던 제작진 모두의 노력에 뜨거운 박수를 보내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장애가 살아가는데 조금 불편할 수 있어도 꿈을 꾸는 데 걸림돌이 아니라는 것을 별이와 영희는 보여주었습니다.

살다 보면 일도, 사람과의 관계도 마음먹은 대로 되지 않을 때가 더 많지만, 좌절하고 상처받을 때마다 우리를 일어서게 하는 것은 사람의 온기입니다. 벅차고 힘들어도 삐걱거리는 누군가에게 힘이 되어줄 때 우리 모두가 행복해질 수 있음을 확인시켜준 <우리들의 블루스>. 덕분에 행복했습니다.

공희정 콘텐츠 평론가 news@incabl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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