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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퍼맨의 새로운 미션은 ‘진실, 정의 그리고 더 나은 미래

JTBC 한정훈 기자 news@incable.co.kr

기사승인 2021.10.26  14:20: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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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C comics

DC코믹스는 슈퍼 히어로 ‘슈퍼맨’의 오랜 표어(자체 표현 mantra)를 변경했다. 맨트라로 불리는 이 표어 혹은 모토는 슈퍼맨에게는 임무를 수행하는 명분과 같은 중요한 개념이다. 그래서 맨트라의 변경은 슈퍼맨이 세상을 보는 시각을 말해줄 뿐 아니라 앞으로 그가 구할 세상의 방향과도 맞닿아 있다. 과거 슈퍼맨의 모토는 ‘미국의 길(Truth, Justice, the American Way)’였다.

슈퍼맨

짐 리 DC 최고 창작 책임자 및 발행인(chief creative officer and publisher)는 10월 15일 버추철 DC팬덤에서 ‘슈퍼맨(Man of Steel)’의 새로운 미션을 ‘진실, 정의 더 나은 미래(Truth, Justice and a Better Tomorrow)’라고 공개했다. 시대정신을 반영한 변경이다.

성명에서 DC코믹스는 “이번 결정은 DC코믹스가 전달하려고 하는 스토리 라인을 더 잘 반영하고 더 좋은 세상을 건설하겠다는 80년 이상 된 슈퍼맨의 유산을 기리기 위한 변경”이라고 설명했다.

그동안 ‘슈퍼맨’은 모토를 시대 정신을 반영해 여러 번 변경했다. 지금 사용하고 있는 모토도 첫 번째 슈퍼맨 책에서 유래하지 않았다. 1940년대 방송한 라디오 시리즈 슈퍼맨에서 나왔는데 ‘아메리칸 웨이’는 제 2차 세계대전에서 미국을 응원하지 위한 외침이었다. 이 모토는 냉전과 반공주의의 광풍이 불던 1950년대 TV시리즈 ‘슈퍼맨의 모험(Adventures of Superman)’에서 되살아 났다.

News Primer

이어 1960년대 이 표어는 어린이 TV애니메이션 슈퍼맨 시리즈(The New Adventures of Superman )에서 ‘truth, justice and freedom’라고 사용됐다.

우리에게 이 미션이 가장 잘 알려지게 된 계기는 1978년 실사 영화(크리스토퍼 리브 주연)에서 아메리칸 웨이 버전이 부활됐기 때문이다. 영화에서 슈퍼맨 강철의 사나이는 스스로의 입으로 이 단어(American Way)를 이야기한다. 이 ‘미국의 길’은 슈퍼맨과 승리하는 미국을 상징하는 대표 명사가 됐다.

Lois & Clark : The News Adventures of Superman

그러나 지나친 애국주의라는 비판에 ‘아메리칸 웨이’는 90년 대 이후 흔들렸다. 1993년 실사 TV시리즈 ‘로이스&클락(Lois & Clark)’에서 슈퍼맨은 단지 ‘진리와 정의(truth and justice)’를 위해 싸운다.  2006년 영화 ‘슈퍼맨 리턴(Superman Returns)’에서 극중 데일리 플래닛의 편집장 페리 화이트(출연 프랭크 랑겔라)는 "진실, 정의, 그 모든 것"을 위해 슈퍼맨이 여전히 싸우지 않느냐고 태연하게 묻는다. 아메리칸 웨이가 자연스럽게 사라진 것이다.

그 뒤 여러 번의 출판과 드라마, 영화 작품에서 ‘아메리칸 웨이’는 공식적으로 종적을 감춘다. 올 초(2021년) 발행된 DC코믹스의 만화 (Batman/Superman #16)에 슈퍼맨의 표어는 ‘진리, 관용, 그리고 정의(Truth, Tolerance and Justice)’로 표출된다.

진 루엔 양 트윗

작가인 진 루엔 양(Gene Luen Yang)은 트윗을 통해 “클라크 켄트의 아버지(짐 리)가 그에게 준 임무에 대해 경의(Homage)를 표하기 위한 것이었다”고 밝혔다.

[메타버스를 넘어 멀티버스(Muti-Verse)를 위해]

DC의 결정은 ‘슈퍼맨’이 모든 사람의 영웅이 될 수 있도록 하기 위함이다. 함께 공존하는 시대, 모든 사람의 가치를 존중한다는 의미다. 이런 사례가 또 있다. 지난 10월 11일 DC코믹스가 슈퍼맨의 아들인 존 켄트(Jon Kent)가 향후 작품에서 ‘양성애자’라로 커밍아웃 할 수 있다는 것을 밝혔다. 10월 11일은 ‘전미 커밍아웃의 날(National Coming Out Day)’이었다.

Workplace Pirde

지구의 슈퍼맨으로 불리는 존 켄트는 오는 11월 9일 출간되는 ‘Superman: Son of Kal-El #5’에 등장한다. 이 작품에서 켄트는 동료인 제이 나카무라(Jay Nakamura) 기자와 로맨틱한 관계로 묘사된다. 지구를 구한 켄트는 제이에게 스스로를 위로 받는다. DC코믹스가 보는 지금의 세계는 댜양성이다. DC코믹스의 영웅은 모두를 포용한다. 표현의 자유라는 그럴 듯한 방패 뒤에 숨은 왜곡된 상업주의는 적어도 이곳에는 없다.

양성애자로 나오는 슈퍼맨의 아들 존 켄트

지난 8월 DC코믹스는 배트맨의 충실한 조수 팀 드레이트(Tim Drake) 역시 양성애자로 묘사한 작품을 냈다. 배트우먼, 할리 퀸, 알란 스콧(Alan Scott) 등도 또 다른 LGBTQ 코믹 캐릭터 범주에 포함할 수 있다. 마블도 아이스맨(Iceman), 아메리카 차베스(Chavez) 등이 성적 다양성을 지낸 캐릭터로 묘사된다. X맨 중 하나인 노스 스타(North Star)는 지난 1992년 슈퍼 히어로 중 처음으로 커밍아웃을 선언했다.

Jim Lee / DC

짐 리 DC코믹스 최고 창의성 담당자는 “우리는 스토리텔링에서 DC멀티버스(DC Multiverse)에 대해서 강조한다”며 “우리는 TV에서 가족의 비밀과 함께 그(존 켄트)의 정체성을 탐구하게 할 수 있다. 우리는 모든 그들의 세계와 시간에 공존하고 팬들을 그것을 즐길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넷플릭스는 DC코믹스와는 완전히 다른 길을 갔다. 지난 10월 20일 미국 캘리포니아 LA 넷플릭스 건물 앞에서는 회사 정책을 항의하는 시위가 벌어졌다. 넷플릭스가 방송 중인 오리지널 콘텐츠 데이브 채펠 (Dave Chappelle)의 ‘더 클로저(The Closer)’가 트랜스젠더를 차별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고 이를 삭제하라고 주장한 것이다.

데이브 채펠 '더 클로저' / 넷플릭스

이들이 거리 시위까지 나서게 된 것은 회사 대응이 탓이 크다. 당초 내용에 대한 지적이 일어날 때 회사 경영진은 표현의 자유라는 논리도 이를 사실상 거부해왔다. 넷플릭스가 뒤늦게 ‘사과’하고 직원들에 대한 지원 펀드 등을 조성한다고 했지만, 내용은 쉽게 사라질 조짐을 보이지 않는다.

이는 넷플릭스가 표현의 자유가 남의 감정과 권리를 넘어 존재해서는 안된다는 기본적 사실을 간과했기 때문이다. 우리 모두가 다양성이 중요하지만, 남의 다양성을 넘어서 존재할 자격은 없다.

JTBC 한정훈 기자 news@incabl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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