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퀴비(Quibi) 서비스 중단.. 원인은 코로나 바이러스?

JTBC 한정훈 기자 news@incable.co.kr

기사승인 2020.10.30  08:2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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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칼럼은 혁신이 중단된 안타까운 소식이다. 지난 4월 ‘턴 스타일’ 등 혁명적인 기술을 앞세워 런칭한 퀴비가 결국 서비스 중단을 선언했다. 4월 6일 첫 서비스를 했으니 정확히 199일 만이다. 10월 21일 퀴비의 CEO 제프리 카젠버그((Jeffrey Katzenberg)와 맥 휘트먼(Meg Whitman)은 주주와 직원들에게 서면 자료를 보내 더 이상 스트리밍 서비스를 운영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퀴비는 “우리의 실패는 노력이 부족해서는 아니다”라며 “생존을 위해 가능한 모든 방법을 검토했지만 역부족”이었다”고 말했습니다. 서비스 종료일은 12월 1일이다. 한 달 동안 생존 방법을 찾을 수도 있지만 지금으로선 앞날이 보이지 않는다.

퀴비는 할리우드의 거물 제프리 카젠버그(Jeffrey Katzenberg)가 선보인 5~10분짜리 짧은 동영상 구독 스트리밍 서비스다. 시간 당 600만 달러의 제작비를 투자하는 높은 퀄리티와 새로운 포맷으로 기존 스트리밍 서비스와 유튜브, 틱톡 등 소셜 미디어 서비스 이용자까지 잡겠다는 포부를 가지고 시장에 들어왔다. 가격은 한 달 4.99달러(광고 없는 버전 7.99달러)로 디즈니+, 애플 TV+, HBO MAX와 경쟁하려고 했다. 그러나 코로나바이러스 대유행이 계속돼 정상적인 생활이 어려워졌고 공개된 콘텐트에 대한 평가도 엇갈리면서 유료 가입자 확보에 곤란을 겪었다.

이 와중에 모아둔 자본금(17억 5,000달러)이 바닥을 보였고, 최근 두 CEO들이 매각이나 추가 투자, 전략적 제휴 등을 위해 뛰어다녔지만 결국 구제책 마련에 실패했다. 사업 철수로 지원들은 일정 수준의 보상금을 받고 해고될 것으로 보인다. 200여 명의 직원들은 정말 황당한 상황에 직면했다. 사업 중단을 발표하는 날, 일부 직원은 울음을 터뜨리기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큰 포부의 퀴비(Quibi), 저조한 실적이 발목>

사실 퀴비의 사업 중단 소문은 8월부터 할리우드에서 흘러나왔다. 그때 맥 휘트먼 CEO가 이 사업을 준비하면서 지난 2018년부터 거주하고 있는 LA아파트를 매매하려고 시장에 내놨기 때문이다. 퀴비의 꿈은 원대 했다. 출퇴근 등 이동하는 사람들을 위해 10분 이내 길이의 콘텐트를 서비스했다. 장르도 뉴스에서 시작해 드라마, 다큐멘터리 등 가리는 것이 없었다. 양질의 콘텐트에 출연 배우들도 거물급이었다. Kevin Hart, Chrissy Teigen 등도 퀴비가 만드는 쇼에 출연했다.

초기 자금은 제프리 카젠버그의 이름값에 맞게 17억 5,000만 달러(2조 원)이었는데 디즈니, 워너브러더스, 알리바마, 월마트 상속자 롭 왈튼(Rob Walton)의 개인 투자 펀드 등이 주주로 참여했다. 그러나 예상치 못한 코로나바이러스가 퀴비의 발목을 잡았다. 지난 봄 런칭하자 마자, 미국 전역이 셧다운 됐다. 그 당시 다른 스트리밍 서비스들은 큰 인기를 끌었지만 퀴비는 좀 달랐다.

TV보단 스마트폰을 통해 동영상을 시청해야하는 퀴비에게 코로나 바이러스로 인한 재택근무 연장은 치명적이었다. TV로의 미러링(스마트폰 화면을 TV를 통해 보는 것)도 처음엔 불허했다가 소비자들의 원성에 겨우 허가했다. 기대와는 다르게 가입자가 저조했다. 시장 조사 기간 칸타미디어(Kantar media)에 따르면 퀴비는 71만 명 정도의 유료 서비스 고객을 보유하고 있다. 이 중에는 티 모바일과의 프로모션으로 1년 무료 서비스를 받는 고객도 있다. 당초 퀴비는 1년 예상 고객으로 740만 명을 기대했다. 카젠버그는 퀴비의 실패를 코로나바이러스로 돌리지만, 그것만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 그 기간 동안 사용자들이 만드는 숏 폼 콘텐트를 유통하는 틱톡(Tik Tok)은 승승장구했다. 결국 시장 적응에 실패한 것이다.

 

<저작권 문제로 결국 매각도 실패>

퀴비는 매각도 추진했지만 실패했다. 실제, 몇몇 기업들이 퀴비에 관심을 가지고 접근했지만 카젠버그가 거절했다는 소식이다. 이후 다른 매수처를 찾아봤지만 결국 조건에 맞는 기업은 없었다. 퀴비에 관심을 보인 기업 중엔 애플(Apple), 워너미디어도 있었다. 실제, 애플 소프트웨어&서비스 담당 부사장인 에디 큐(Eddy Cue), 워너미디어 CEO 제이슨 키라(Jason Kilar) 등이 매각을 위해서 카젠버그를 면담했다. 이와 함께 IT기업 중 페이스북 앱 대표 Fidji Simo도 퀴비에 관심을 표현했다.

이에 최근 카젠버그는 첨엔 매각 대신, 전략적 파트너십(strategic partnership)을 제안하기도 했다. 지분을 투자하고 수익을 얻는 방식이다. 카젠버그는 퀴비의 콘텐트를 장편 포맷(Long Form)으로 전환해 다른 서비스에 제공하는 방법도 고민했던 것으로 전해진다. 사실 이 방법은 퀴비를 런칭하기 전에도 한 스트리밍 서비스와 논의가 됐는데 투자 비용 등의 문제로 논의가 진전되지 못했다.

퀴비가 제공하는 콘텐트는 높은 품질로 정평이 났었다. 시간당 600만 달러에 달하는 제작비가 투입된 고급 콘텐트들이 숏 폼으로 서비스됐다. 제작자나 출연자들도 스티븐 스필버그, 제니퍼 로페즈, 크리시 테이젠, 리즈 위더스푼, 케빈 하트, 스티븐 소더버그, 레나 웨이더, 아나 켄드릭 등 할리우드 A급이었다. 협업 파트너도 NBC News, BBC News, ESPN, Blumhouse, the Weather Channel, CBS (60 in 6) 등 최고 수준이었다.

 

<오리지널 콘텐트 라이선스의 부족이 결국 발목>

하지만, 이런 좋은 콘텐트가 결국 퀴비의 발목을 잡았다. 퀴비의 매수자들은 결국 저작권 문제 때문에 최종 결정을 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퀴비는 좋은 콘텐트 제작자를 끌어들이기 위해 독특한 저작권 계약(IP)을 했다. 위주 제작사가 퀴비에 프로그램을 공급한 지 2년이 지나면 다른 스트리밍 서비스에도 공급할 수 있게 하고 7년이 지나면 아예 저작권을 돌려주는 방식이다. 합리적인 계약이지만, 플랫폼 입장에선 아쉬운 것이 사실이다. 제작권을 소유하지 못하는 만큼 인수자로선 회사 보유의 매력은 없다. 서비스 중단으로 퀴비의 생존은 불투명하다.

서비스 중단과 관련한 컨퍼런스 콜에서 카젠버그는 3억5,000만 달러의 잔고는 지분 비율대로 주주들에게 돌려줄 것이라고 말했다. 진행되고 있는 기술 관련 소송도 퀴비의 골칫거리다. 지금 런칭 당시 가장 자랑했던 턴스타일 기술(Turn Style, 수평과 수직 화면을 자연스럽게 보여주는 기술)은 인터랙티브 비디오 기술 회사 엘코(Eko)와 저작권 소송을 벌이고 있다. 이 소송의 결론은 아마 2022년까지 나오지도 않을 전망이다. 잠재적인 매수자 입장에선 악재인 것은 분명하다.

숏 폼 서비스의 실패는 퀴비가 처음은 아니다. 버라이즌이 투자했던 ‘Go-90’도 지난 2018년 운영 3년 만에 사업을 접었다. 훌루의 창업주이자 지금 워너미디어의 CEO인 제이슨 키라가 만들었던 ‘Vessel’도 지난 2016년 운영 2년도 안돼 퇴출 됐다. 숏 폼의 몰락인지 사업자의 문제인지 아직 알 수 없다. 비슷한 유형의 콘텐트를 서비스하는 스냅챗, 티톡, 유튜브는 아직 시장에 생존해 있고 성장을 거듭하고 있다. 이들의 주요 수익은 광고 모델인데 결국, 퀴비의 비즈니스 모델이 아직은 시장에서 선택 받지 못한 측면이 크다. 여기엔 카젠버그의 자만도 한몫 했다. 카젠버그가 지난 1월 인터뷰에 한 말이다. "나는 당신들이 태어나기전부터 이 일을 했다."

JTBC 한정훈 기자 news@incabl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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