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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스트리밍 흔들 FCC 두 가지 판결... 한국 영향은?

JTBC 한정훈 기자 news@incable.co.kr

기사승인 2020.07.07  14:03: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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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미국의 스트리밍 서비스 이용률은 코로나19의 멈추지 않는 확산세로 인해 사상 최대치를 보이고 있다. 잠시 주춤 하는가 했지만 텍사스, 플로리다, 캘리포니아 등 인구 밀접 지역을 중심으로 코로나 확진자가 급격히 증가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미국 연방방송통신위원회(이하 FCC)가 스트리밍 서비스의 구도와 지형을 바꿀만한 의사 결정을 앞두고 있어 주목된다. 미국 주요 케이블TV 사업자 차터(Charter)는 지난 2020년 6월 22일 FCC에 “오는 2023년까지 지켜야 하는 승인 조건 중 망중립 조항(net neutrality conditions)을 조기 종료해달라”고 진정서(petition)를 냈다.

차터(Charter)가 FCC에 낸 진정서

차터는 지난 2016년 타임워너케이블(TWC)과 브라이트 하우스 네트워크(Bright House Networks) 등의 케이블TV 사업자를 인수하면서 강력한 승인 조건을 부여받았다. 오는 2023년까지 차터의 인터넷망을 이용하는 PP 및 사업자(스트리밍, 채널 등)에게 별도 비용과 조건 없이 망을 개방하라는 조건이다. 합병으로 인한 인터넷망 시장 점유율 증가로 독점력이 강해진 것을 우려한 판결이다. 차터는 진정서를 통해 시장 상황이 달라졌다며 이 조건을 2021년 5월, 조기 종료해달라고 요청했다.

이와 함께 FCC는 ABC, CBS 등의 방송을 전국으로 편성하는 지역 방송 네트워크 그룹과 훌루 라이브TV나 유튜브TV 등 이른바 가상 유료방송사업자(VMVPD)들을 일반 유료방송사업자(MVPD)와 동일한 규제 영역에 포함하는 협의를 하고 있다. 가상 유료방송사업자는 인터넷이나 스트리밍 박스, 스마트폰 등을 통해 유료방송 채널들을 서비스한다. 사실상 케이블TV 등 유료방송사업자와 서비스 내용이 같아 법적 규제도 같은 수준으로 도입하라는 주문이다. 지금 인터넷 서비스인 가상 유료방송사업자는 사실상 법적 규제가 없다.

 

<차터(Charter)의 등장, 망 사용료 인상 신호탄>

차터는 FCC에서 조건 완화가 받아들여지면, 버라이즌(Verizon)이나 컴캐스트(Comcast) 등 다른 인터넷 사업자처럼 넷플릭스 등 스트리밍 사업자에게 망 사용료를 받겠다는 입장이다. 현재는 망 중립성 조항이 적용돼 이용료를 받지 못하고 있다. 그러나 오바마 정권 때 도입된 망 중립성 조항은 지난 2017년 트럼프 행정부에서 폐지됐다. 만약, 차터가 넷플릭스, 디즈니+ 등 스트리밍 사업자와 유튜브TV, 슬링TV 등 가상 유료 방송사업자들에게 망 사용료(Streaming carriage fees)를 받게 되면 유료 방송 시장에 큰 변화가 예상된다. 물론 FCC가 차터의 민원을 받아줬을 때 이야기다.

버라이즌과 같은 플랫폼 사업자가 스트리밍 서비스와 가상 유료 방송 사업자에게 받는 망 이용료는 낮은 수준이다. 이는 차터의 영향이 크다. 대형 사업자인 차터가 사실상 망 중립성을 억지로 유지하고 있었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이용료를 인상할 수 없었던 상황이었다. 그러나 차터의 족쇄가 풀리게 되면 망 이용료가 일제히 인상될 것으로 전망된다. 차터의 움직임이 이용료 인상의 신호탄이 되는 것이다. 컴캐스트(Comcast)나 다른 ISP들도 가격 인상 대열에 뛰어들 것으로 보인다. 이럴 경우 소비자 이용 가격도 오를 것은 자명하다.

가상유료방송서비스(VMVPD)의 평균 가격

이 조치는 현재 스트리밍 시장에 진출해 있는 3개 종류의 사업자 모두에게 다른 영향으로 다가온다. 스트리밍 사업자는 크게 3개로 나뉜다. 광고 기반 스트리밍 서비스 AVOD, 가입자 기반 SVOD, 그리고 라이브 유료 방송 채널까지 스트리밍 하는 VMVPD 등이 그것이다. 이중 광고를 보는 대신 소비자에게 무료로 서비스하는 AVOD는 사실 유료 방송 사업자(MVPD)나 인터넷 제공 사업자(ISP)와 나눌 수익이 없다. 대신, 현재 유료 방송 TV채널들이 하는 것처럼 자신들(AVOD)의 광고 시간이나 광고 매출 일부를 인터넷 사업자에 제공할 수 있다. 현재 스트리밍 TV박스(TV와 연결해 각종 스트리밍 서비스를 볼 수 있는)를 서비스하고 있는 로쿠(Roku)나 플루토TV(Pluto TV)가 하고 있는 것처럼 말이다.

넷플릭스나 디즈니+, HBO MAX 등 가입자 기반의 스트리밍 서비스(SVOD)는 이용자들이 내는 서비스 이용을 인터넷 서비스 사업자(ISP)와 나눌 수 있다. 망 이용료 명분으로 가입자들의 월 이용의 일부를 공유하는 것이다. 일부 인터넷 사업자는 망 이용료를 최소화 혹은 거의 받지 않으면서 이용자 증가에 따른 수익 분배를 요구할 가능성도 크다. 현재 방송 플랫폼 사업자들이 HBO, Showtime 등 유료 프리미엄 채널이나 EPSN 등과 같은 스포츠 채널과 계약하는 방식이다. 

마지막으로 유튜브TV, 훌루TV라이브 등 가상 유료방송사업자(VMVPD)는 계약이 약간 복잡하다. VMPD는 한국으로 치면 웨이브(WAVVE)나 티빙(TVING), 그리고 각 통신사가 운영하는 OTT서비스에 해당한다. 방송사들의 프로그램을 VOD로 제공할 뿐 아니라 일반 유료 방송 서비스처럼 방송채널도 라이브로 이용자에게 전달한다.

다양한 TV채널과 콘텐트를 서비스하는 SVOD, 훌루(Hulu)

이에 컴캐스트, AT&T 등 MVPD를 운영하는 인터넷 사업자(ISP) 입장에선, 망 이용료를 받는 대상이자 경쟁 서비스이기도 하다. 그 때문에 ISP는 높은 망 이용료(carriage fees)를 거둬 VMVPD의 가격 경쟁력을 훼손시킬 수도 있다. 저렴한 가격에 MVPD와 유사한 채널을 공급한다는 VMPD의 장점을 약화시키는 것이다. 망 이용료가 올라갈 경우 VMVPD는 소비자들에게 더 많은 이용료를 받을 수밖에 없다.

 

<VMVPD, 동일서비스-동일 규제 압박 거세>

FCC는 또 가상 유료방송사업자(VMVPD) 사업자에 대한 규제를 준비하고 있다. 앞서 언급했듯, VMVPD는 방송 서비스 형태(내용)가 케이블TV, IPTV, 위성방송 등 일반 유료방송사업자(MVPD)와 거의 차이가 없다. 그러나 인터넷이나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 등으로만 서비스하는 특성상 월 이용료는 전통 유료 방송의 절반 이하다. 최근 이용료가 계속 오르고 있지만 아직은 상대적으로 저렴하다. 소비자 입장에선 좋은 서비스다. 그러나 낮은 가격에 서비스하면서 VMVPD에 콘텐트를 공급하는 방송사업자 입장에선 제대로 된 콘텐트 사용료를 받기 힘들다. 일부 ABC, CBS의 지역 협력 방송사들은 VMPD의 낮은 재전송료(Retransmission fees)로 큰 불만을 품고 있다. 적어도 일반 유료 방송 사업자만큼 재전송료를 줘야 한다는 입장이다. 게다가 방송이 아니지만, 사실상의 방송 서비스를 제공함에 따라 미국 지역 네트워크 등과의 갈등도 심하다. 지상파의 경우 과거엔 보스턴(Boston)에선 보스턴 지역 방송 네트워크만을 볼 수 있었지만 VMVPD를 이용하면 사실상 미국 전역의 방송을 직접 시청할 수 있다. 방송 권역을 법적으로 보호받아 광고 영업을 해 온 지역 네트워크엔 치명타가 아닐 수 없다. 결과적으로 FCC가 이 두 가지 정책 현안에 대해 어떤 결론을 내는지에 따라 스트리밍 사업자를 둘러싼 시장질서는 바뀔 수밖에 없다. 케이블TV 시장 점유율 2위인 차터(Charter)가 스트리밍 사업자들부터 망 이용료(Streaming carriage fees)를 조기에 받게 되면 미국 방송 시장의 망 이용료는 급속히 올라갈 것이다. 또 가상 유료방송 서비스(VMVPD)가 일방 방송 사업자와 같은 법적 의무를 부여받게 되면 각종 규제뿐만 아니라, 방송 이용 가격 인상이 예상됩니다. 이래저래 방송 소비자 입장에선 달갑지 않은 상황이다.

 

<한국에 미치는 영향...스트리밍 비용 인상 신호탄>

과거에도 미국 방송 규제 기관(FCC)의 결정은 한국에서도 동일하거나 유사하게 적용되는 경우가 많았다. 특히, 최근 스트리밍 서비스 이용자가 급증하고 있는 한국도 초기지만 미국의 겪고 있는 혹은 겪어왔던 문제를 경험하고 있다. 한국에서도 코드 커팅(Cord-Cutting, 유료 방송을 끊고 스트리밍 서비스로 직행하는)경향이 더욱 증가할 경우 통신사들이나 인터넷 서비스 제공 사업자는 스트리밍 사업자(웨이브, 티빙, 왓챠 등)에 지금보다 큰 비용을 요구할 가능성이 크다.

물론 이 비용은 소비자들의 월 이용료(Subscription Fee) 인상으로 다가온다. 이와 함께 정부와 국회에서 스트리밍 서비스(SVOD, 한국에선 왓챠), VMVPD(한국에선 티빙, 웨이브)에 대한 규제 강화 빌미가 될 수 있다. 지난 2019년부터 스트리밍 서비스를 새로운 방송사업자로 규정하는 등 방송법의 틀 안에 두자는 목소리가 높았다. 미국 FCC의 결정은 규제 신설을 현실화할 수도 있다. 한국도 지상파 방송사들의 경영실적 악화가 심각하고, 지역 방송사업자의 몰락이 가속화되고 있다. 이래저래 FCC의 결정에 눈길을 주지 않을 수 없다.

JTBC 한정훈 기자 news@incabl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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