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꼬리에 꼬리를 물며 앞으로 나아가다

공희정 콘텐츠평론가 tigerheehee@daum.net

기사승인 2019.09.11  11:34: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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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한 마켓 10>(olive), <강식당>(tvN), <쇼핑의 참견>(KBS joy), <아내의 맛>(TV 조선), <씬의 퀴즈>(XtvN) 등을 보면 어떤 생각이 드세요? 어디선가 본 듯, 들을 듯 하지 않으신가요? <프리한 19>(O tvN), <윤식당>(tvN), <연애의 참견>(KBS joy), <연애의 맛>(TV 조선), <신의 퀴즈>(OCN). 이제 좀 감이 잡히시죠?

핫한 쇼핑 아이템을 알려주는 쇼핑 마켓 쇼 <프리한 마켓 10>은 랭킹 토크쇼 <프리한 19>를 보는 듯했습니다. 같은 스튜디오, 같은 세트에 진행자만 전현무, 오상진, 한석준에서 김경화, 문지애, 김소영으로 바뀌었더라구요. 그들이 전해주는 이야기들은 모른다 해도 살아가는데 전혀 문제는 없지만, 소소한 재미와 어딘가에서 알쓸신잡의 폼을 잡을 때 도움이 될 것 같아 때로는 넋놓고 보기도 합니다. 프리하게 말이죠.

강호동, 이수근 등 7명의 연예인들이 열흘 동안 직접 식당을 운영했던 <강식당>은 연예인이 극한 직업이라는 생각을 하게 합니다. 백종원과 같은 음식 코치가 있긴 하지만, 음식 재료 구입에서부터 메뉴를 개발하고, 음식을 만들고, 주문을 받고 손님들의 요구에 일일이 응대하며 최고의 식당으로, 완판의 꿈을 이루기 위해 고군분투합니다. 설거지에 식당 정리까리 모두 끝내고 나면 그들은 천근만근의 몸을 이끌고 숙소로 가지요. 제주에서, 경주에서 만날 수 있었던 <강식당>은 발리로, 가라치코로 떠나고 싶은 마음에 불을 지폈던 <윤식당>을 생각나게 합니다. 50년 넘는 연기 경력에 예능 프로그램에서는 쉽게 만날 수 없었던 윤여정을 비롯하여 이서진, 정유미 등 <윤식당>의 출연자들도 식당 운영의 모든 것을 직접 해내야만 했습니다. 마이더스의 손이라 불리는 나영석 PD는 “<윤식당>을 <신서유기>의 느낌으로 풀어낸 것이 <강식당>”이라고 하더라구요.

요즘 채널을 돌리다면 하루에도 몇 번씩 보게 되는 사람이 있습니다. <미스트롯>이 낳은 신데렐라 송가인. 동에 번쩍 서에 번쩍 잠시도 쉴 틈 없는 그녀가 <아내의 맛>이란 프로그램에도 출연합니다. 원래 이 프로그램은 아내, 또는 남편의 요리 솜씨를 중심으로 한 부부 관찰 예능입니다. 그런데 얼마 전부터 ‘엄마의 맛’이란 코너가 생겼고, 여기에 송가인과 그녀의 부모님이 출연합니다. 시청률이 낮지는 않았지만, 송가인 효과인지 요즘엔 7%를 가볍게 넘어서고 있는 <아내의 맛>은 아무래도 <연애의 맛>을 떠올리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이렇게 동일 장르 안에서 이미지 연결을 통해 자기 확장을 해나가는 것과 달리 장르를 달리하여 확장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씬의 퀴즈>라는 프로그램을 처음 보았을 때, 저는 시즌 4에 리부트까지 방송한 OCN 드라마 <신의 퀴즈>인가 했습니다. 최초의 메디컬 수사드라마로 원인불명 혹은 희귀 질환에 의한 사망이 의심되는 사건을 중심으로 전개된 이야기들은 꽤나 흥미진진했고, 반전의 재미도 쏠쏠했습니다. 하지만 <씬의 퀴즈>는 예능입니다. 미지의 인공지능 ‘씬’과 눈치 백단에 센스 충만한 6명의 연예인이 대결합니다. 문제는 이들 6명이 함께 문제를 풀어내야 한다는 것이죠. 인공지능과의 대결이라는 면에서 새롭고, 팀 플레이를 해야 한다는 점에서 흥미롭습니다. 원하는 것을 추적하여 찾아내야 한다는 점에서는 공통점을 갖고 있지만, 드라마와 예능이라는 완연히 다른 장르간의 변주라는 점에서 일반적인 자기 확장과는 달리 이미지 연계 효과에 초점이 맞춰져 있었습니다.

이 즈음에서 떠오르는 책이 하나 있습니다. 1993년에 출판되어 150만부 이상 판매되며 영어 학습의 판도를 바꿔놓았다는 평가를 받았던 <꼬리에 꼬리를 무는 영어>. 이 책은 <쥬니어 꼬리에 꼬리를 무는 영어>, <꼬리에 꼬리를 무는 한자>, <꼬리에 꼬리를 무는 은혜> 등 다양하게 확장하며 꼬리 무는 힘의 위력을 보여주었습니다.

지금 케이블은 그렇게 꼬리를 물며 자기 세계를 상상 이상으로 확장시키고 있습니다. 확장된 세계에는 익숙하면서도 완연히 다른 재미가 살아있구요. 이 화려한 변주를 함께 즐겨보시지 않겠습니까

공희정 콘텐츠평론가 tigerheehee@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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