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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길은 생각보다 험하지만 그래도 가보자

공희정 드라마평론가 tigerheehee@daum.net

기사승인 2019.07.09  18:0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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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최초의 고대 인류사 판타지’ <아스달 연대기>(tvN)가 열 두 번의 이야기로 파트1, 2를 끝났습니다. 총 18부작의 드라마를 3개 파트로 나누고, 파트 1, 2인 12부까지는 6, 7월에, 나머지 파트 3는 9월에 방송될 예정이라고 합니다.

편성부터 독특한 <아스달 연대기>는 수많은 사람들의 관심을 끌기에 충분했습니다. 국내 드라마 최고의 제작비 540억원, 주인공은 장동건과 송중기, 작가는 <육룡이 나르샤>, <뿌리깊은 나무>, <선덕여왕> 등을 집필한 김영현과 박상연, 게다가 감독은 <미생>, <시그널>, <나의 아저씨>의 김원석입니다. 제작비는 넉넉했고, 작가와 감독, 배우 모두 쟁쟁했습니다. 사전 제작을 통해 극의 완성도를 높일 시간도 충분했고, 넷플릭스를 통해 전 세계 190여개국, 1억 4,800만 유료가입자에게 노출된다니 허술하게 만들진 않았으리라 생각했습니다.

첫 방송 후 사람들은 미드 <왕좌의 게임>에서부터 영화 <아포칼립토>, <아바타> 등과 비슷하다 했습니다. 와한족으로 성장하던 시기의 송중기의 모습 속에는 그가 주연한 <늑대 소년>이 보인다는 이야기까지도 있었습니다. 꽤나 닮아 있긴 했지만, 상고시대를 소재로 했다는 것만으로도 어느 정도는 이해해 줄 수 있었습니다.

아스달 연대기에 대한 기대는 ‘다름’이었습니다. 거의 모든 것을 상상으로 채워야 하는 상고시대 이야기에는 예측하지 못한 ‘다름’이 있길 기대했습니다. 그런데 권력을 향한 암투, 욕망을 향한 음모, 부와 권력의 세습, 출생의 비밀, 금지된 사랑, 심지어 종교의 타락과 노동 착취까지 그 시대의 삶은 지금의 우리들과 다르지 않았습니다. 대의를 위해 모든 것이 합리화될 수 있다는 강자의 논리까지, 그런 익숙한 것들이 ‘다름’이란 기대를 흔들었습니다.

배우들의 말투도 그렇습니다. 현대극과 사극이 교묘히 섞여 있고, 명료하지 않은 웅얼거림은 환상적이라기보다는 몰입을 방해하는 장애물이었습니다. 그래도 드라마를 위해 탄생한 뇌안탈족의 언어는 독특한 발성과 낯설음 덕분에 상고 시대 분위기를 살려내긴 했지만 뇌안탈족의 전멸과 함께 빠르게 사라졌습니다. 후반부에서는 다른 종족들의 언어도 등장하긴 하지만 그리 매력적이진 못했습니다. 옷이나 장식품, 화장 방식 등은 시대를 광범위하게 넘나들며 시간적 경계를 모호하게 했습니다. 아스달의 저잣거리는 중세의 어느 도시를 보는 듯했고, 대흑벽은 중국의 적벽을 연상시키기도 했습니다. 지울 수 없는 기시감이 순간순간 그렇게 고개를 들었습니다.

웅장한 자연과 압도적인 스케일은 남다른 완성도를 보여주었지만 540억원이라는 제작비가 발목을 잡았습니다. 그 정도의 제작비라면 무언가 더 완벽한 것을 보여주어야 한다는 생각이 세트의 허점을 찾게 만들었고, 컴퓨터 그래픽과의 합성이 주는 이질감을 도드라져 보이게 했습니다.

<사랑이 뭐길래>(MBC), <대장금>(MBC), <별에서 온 그대>(SBS)등의 드라마가 만들어 놓은 한류 로드를 <아스달 연대기>는 걸어가고 있지만 <아스달 연대기>가 가는 길은 분명 달라보입니다. 한류 콘텐츠라는 이름으로 탄생하여 세계를 향해 나가는 것이 아니라 처음부터 글로벌 콘텐츠로 출발하였으니 험난한 길, 헤쳐가야할 것들이 많습니다. 분열과 대립의 시대에 통합의 위대함을 보여줄 와한족의 꿈 은섬처럼 <아스달 연대기>가 세계 콘텐츠 시장 속으로 한 발 더 나가는 꿈이 이루어질 수 있길 소망해봅니다.

새로운 길은 언제나 험했지만, 누군가는 그 길을 만들어왔기에 역사가 발전했습니다. 인류의 역사처럼, 케이블의 역사처럼 말이죠. 비록 <아스달 연대기>가 저조한 시청률과 예상치 못한 주연 배우의 일신상의 문제가 있긴 했지만, 글로벌 콘텐츠로 한국 드라마의 DNA를 바꾸는데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음은 부정할 수 없습니다. 그래서 9월에 다시 만날 <아스달 연대기> 파트 3에 한 번 더 기대를 해 봅니다.

공희정 드라마평론가 tigerheehee@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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